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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란 무엇일까?

Swift Student Challenge 후기

간절함이란 무엇일까?

간절함이란 무엇일까?

제미나이와 함께 내가 신청할 수 있는 장학금을 찾고 있던 와중, 우연히 Swift Student Challenge를 추천받았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해커톤이나 공모전 같은 것에 관심이 거의 없었다.
누가 나가보라고 해도 굳이?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런 이벤트에 스스로를 밀어 넣고 싶다는 마음도 딱히 없었다.
그런 것보다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점이 더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Swift Student Challenge만큼은 달랐다.

이건 정말 유일하게 내가 시도해보고 싶은 챌린지였다.
억지로 동기부여를 한 것도 아니고, 누가 등을 떠민 것도 아니었다.
그냥 보자마자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는 감이 바로 감이 왔다.

그리고 그 순간 바로 당시 만들고 있던 Lazy Planner를 여기에 내자고 방향을 정했다.

처음엔 단순했다

처음 계획은 꽤 단순했다.
기존에 만들고 있던 Lazy Planner를 더 다듬고 2월 말까지 완성해서 제출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미 만들고 있던 프로젝트였고 내가 왜 이걸 만들고 있는지, 어떤 흐름으로 구성하고 싶은지도 머릿속에 계획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완성도 있게 다듬어서 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꽤 순조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제출 형식이 모든 걸 바꿨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출 형식이 내가 예상하던 방식이 아니었다.

앱을 그대로 제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그라운드 형식으로 하라는 것이었다.

처음 이걸 봤을 때 솔직히 좀 멍해졌다.

아니 그러면 이걸 그냥 그대로 내는 게 아니잖아? 지금 만들던 구조를 통째로 들고 갈 수가 없네?

그 순간부터 방향이 달라졌다.
원래 만들고 있던 Lazy Planner를 그대로 제출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능, 가장 중요한 흐름, 그리고 내가 이 프로젝트에 담고 싶었던 철학만 남겨서 다시 압축해야 했다.

말이 압축이지 실제로는 대부분 다시 만들긴 했다.

압축한다는 건 단순히 줄이는 게 아니었다

처음엔 그냥 기능을 덜어내는 작업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그건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

기능을 많이 넣는 건 오히려 쉽다.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고, 설명도 더하고, 화면도 더 붙이면 된다.
하지만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제한 안에서 보여줘야 하는 건 그 반대였다.

정말 중요한 것만 남겨야 했다.

  • 이 앱에서 절대 빠지면 안 되는 기능은 뭘까?
  • 이 프로젝트를 이 프로젝트답게 만드는 핵심은 뭘까?
  • 지금 보여주는 흐름 하나하나가 정말 필요한가?
  • 내가 전달하고 싶은 건 기능의 수인가, 아니면 문제 해결 방식인가?

이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됐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단순했다.
무언가를 많이 보여주는 것보다 본질만 남기는 게 훨씬 어렵다.

그리고 그건 결국 내가 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시험하는 일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기준이 달라졌다

이번 경험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챌린지 하나를 준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컸던 건 그 과정에서 내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 같았으면 어느 정도 만들고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넘겼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그렇게 못 하겠더라…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으면 더 만지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어색한 흐름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기가 싫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경쟁 상대를 의식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스스로 납득하고 싶었다.
내가 만든 걸 내가 봤을 때 적어도 간절했다는 느낌은 남기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이번에 가장 강하게 작동한 건 마지막 남은 1%를 완성하기위한 완벽주의였다.

간절함은 거창한 말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간절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아주 드라마틱한 장면을 떠올렸던 것 같다.
절박하고, 처절하고, 반드시 이뤄야만 하는 무언가 같은 것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느낀 간절함은 조금 달랐다.

거창한 선언도 아니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지도 아니었다.

그냥 계속 붙잡고 있는 것,
쉽게 타협하지 않는 것,
끝까지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에 가까웠다.

아마 나에게 간절함이란 그런 것 같다.

이전의 나보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내었는가, 누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가? 세상이 얼마나 이 해결책을 필요로하는가?

이번 Swift Student Challenge는 그걸 처음으로 꽤 선명하게 느끼게 해준 계기였다.

제출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나를 다시 보게 한 과정

처음에는 분명히 “한 번 제대로 완성해서 제출해보자”로 시작했다.
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이건 단순한 제출 준비가 아니게 되었다.

내가 어떤 기준으로 무언가를 만드는지,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제한이 생겼을 때 어떻게 본질만 남길 수 있는지를 계속 확인하게 됐다.

특히 플레이그라운드 형식이라는 제약은 예상 밖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프로젝트를 더 날카롭게 보게 만들었다.

모든 걸 보여줄 수 없으니까 진짜 중요한 것만 남겨야 했다.
그 과정에서 나도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분명하게 알게 됐다.

끝난 게 아니라 시작에 가까웠다

재밌는 건(재밌나..?) 이걸 준비하고 제출하는 과정이 끝난 뒤였다.

보통은 하나 끝내면 좀 쉬고 싶어질 법도 한데
오히려 그 뒤로 프로젝트를 대하는 감각이 달라졌다.
예전보다 구조를 더 빨리 보게 됐고
문제를 마주했을 때도 전보다 덜 겁먹게 됐다.

한 번 끝까지 밀어붙여본 경험이 주는 감각이 되게 컸다.

그래서 지금 돌아보면 Swift Student Challenge는 나에게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무언가를 제출한 경험이라기보다
내가 더 높은 기준으로 생각하고 만들기 시작한 시점에 더 가까웠다.

마치며

우연히 추천받은 챌린지 하나가 이렇게까지 크게 남을 줄은 몰랐다.

장학금을 찾다가 발견한 기회였고
기존에 만들던 Lazy Planner를 제출해보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간절함은 필연적이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무언가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남길지 아는 일이라는 걸 배웠고
간절함이라는 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끝까지 붙드는 태도라는 것도 조금 알게 됐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